인생잡담

#7. 동전으로 닭 사먹기

Ken. 2011. 11. 6. 09:17


오늘도 나는 닭장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논술을 쓴답시고 열심히 쓰던 도중
홀연히 닭장에 나타난 인물이 있었으니
J. K.
물론 놀라지는 않았다.
닭장은 요새 모든 인문 10반 인물들에게 개방되어 있었으므로.
아무튼 그는 닭장에 들어오자마자
배고프다는 말을 연발했다.
그는 만원밖에 없다며 닭이라도 시켜먹자고 했다.
내 지갑에 있던 3천원을 보며 이거 밖에 없다고 하자
그냥 편의점에 가기로 하고 밖으로 나왔다.

편의점에 있는 삼각김밥4개, 파킷피자, 샌드위치등이
3명의 인간과 한 마리 닭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배는 고팠다.
돈은 얼마가 남았을까.
대충 모아봤다.
만 4천원이 나왔다.
-JK가 몰래 숨겨뒀던 5천원,
내 지갑에서 홀연히 나타난 3천원;;(분명 천원을 썼건만-또 나타났다)
닭의 옷에서 나온 5천원.
HJ의 지갑에서 흘러나온 천원.
이렇게 만 4천원을 모았다.

통닭을 시켜먹기로 했다.
통닭 한마리는 만원.
우선 시켰다.
"아저씨~ 어디어디로~ 한마리요~"
전화는 끊겼다.
우리는 그 돈을 바라보며 ㅎ ㅏㅇ ㅏ~하는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뭔가 양적인 아쉬움 때문이랄까-_-;;

닭장 마루에 있는 동전통에는 언제나 10원짜리와 100원짜리가 가득하다.
그걸 보자, 갑자기 닭 두마리가 머리에 떠올랐다.

우리는 황급히 동전통을 쏟아놓고 동전을 세어봤다.
유로화들도 떨어지고-0-;;
10원짜리, 50원짜리 등등이 떨어졌다.
신나게 세고 또 셌다.
약 8천원가량이 나왔다.
10원짜리로 천원
50원짜리로 4천원
백원짜리로 2천원
5백원짜리로 천원

처음에는 동전으로 5천원정도밖에 없었다.
닭 두마리를 향한 집념에, 온 집을 뒤지고 또 뒤졌다.
그래서 간신히 모인 백원짜리 두개 더..
십원짜리 다섯개 더-
이렇게 이렇게 집념의 2만 2천원이 갖춰졌다.

닭값, 2만원을 제한 나머지 2천원.
콜라를 사기로 했다.
또 다시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주머니에는 십원짜리 백개, 오십원짜리 20개가 있었다.
콜라 1.5L 와, 서울우유-커피맛을 샀다.
"2천원입니다-"
라는 점원의 말과 함께
나와 JK는 십원짜리 백개와 오십원짜리 이십개를 쏟아냈다.
점원은 표정이 굳었다.
그리고 셌다.

"이천원..맞네요."

JK와 나는 그 말에 기뻐하며 닭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먹는 500원짜리 커피우유의 맛은 산뜻했다.


오늘의 교훈.
십원짜리 아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