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초등학교 시절, 산수시간에는 가로 세로 숫자를 신나게 곱하면서 넓이에 대해서 공부했다. '이곳의 넓이는?' 이런 식의 문제가 넘쳐났고, 답은 언제나 XXX 제곱센티미터, 제곱미터, 제곱킬로미터 등등이었다.
근데, 문제는 우리 일상생활에서의 넓이가 '평'이라는 단위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어릴 때는 우리 집이 24평인지 32평인지 아무리 들어도 감이 오질 않았다. 내가 아는 면적은 모두 제곱센티미터와 제곱미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넓이를 '평'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어느덧 47평, 54평, 100평 등등 평 단위로 듣지 않으면 넓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2006년 정부에서 갑작스럽게 미터법으로 면적을 통일시킨다고 해서 혼란스러웠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배운 것과 연동된다는 것은 좋지만, 실생활에 익숙하던 것을 다시 바꾼다는 게 어지럽게 느껴졌다.
게다가, 정부홍보자료를 읽어보니 1평은 약 3.3제곱미터라서, 106제곱미터나 109제곱미터나 둘 다 32평이라고 할 수 있다더라. 이런 전환 초기에는 공인중개사들이 다양하게 뻥을 칠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건 뭐 차치하고, 지금 적용되는 집의 면적에 대해 정리해 본다.
아파트 넓이재기 - 평수에 3.3 곱하기
현재 아파트의 면적은 대부분 제곱미터로(㎡) 표시되고 있다. 그래서 예전처럼 18평, 24평, 32평이란 말이 잘 보이진 않는다. 아직도 이 평이라는 말이 보일 때는 숫자 3.3을 곱하면 된다. 간단하게는 3 정도만 곱해도 대략 비슷한 숫자가 나온다.
35㎡ 내외면 10평짜리고, 약 1인 가구가 살기 적당한 공간이다. 방이 하나로 되어 있기도 하지만, 두 개로 분리할 수 있는 정도의 면적이다. 이보다 숫자가 작아지면 원룸 형태로 이용하는 게 보통이다.
국민평수라고 불리는 84㎡가 예전에 말하던 25평형이다. 방은 거실과 부엌을 제외하고 최소 2개 이상 배치가 된다. 별도의 발코니가 없는 경우에는 방을 3개 이상 만들어도 공간이 비좁거나 그러지 않는다.
대략적인 숫자를 가지고 볼 때도 신기할 때가 있다. 바로 84㎡형 아파트와 84㎡형 오피스텔을 비교할 때다. 두 곳의 사이즈는 엄청나게 차이 나게 되는데, 왜 그럴까? 바로 '면적'의 성격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계약면적, 공용면적, 전용면적의 차이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을 이야기할 때에는 넓이를 이야기하게 된다. 통칭하여 '면적'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보통 부동산 업자들은 '계약면적'을 이야기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전용면적'이다.
계약면적은 말 그대로 세입자가 계약하는 면적이다. 이 면적에는 '전용면적'과 '공용면적'이 포함되어 있고, 추가적으로 기타 공용면적이나 서비스면적이 추가된다. 이 계약면적이 84㎡라고 한다면, 17~18평형이라고 불린다. 방은 거실과 주방을 제외하고 1-2개 정도가 빠듯하게 설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전용면적은 순수하게 세입자가 점유하게 되는 면적을 말한다. 현관에 들어와서 내가 청소하고 관리해야 하는 면적이다.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면적'으로 인식하는 넓이가 전용면적이다. 전용면적이 84㎡라고 하면, 24~25평형이라고 불린다. 방은 2-3개 정도가 설계되어 있고, 발코니를 확장하였을 경우에는 넓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이 계약면적과 전용면적의 비율을 '전용률'이라고 부르는데, 아파트와 오피스텔에서는 전용률의 차이가 큰 편이다.
거의 100프로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아파트의 경우에는 전용률이 약 80% 정도 된다. 사무실 등으로 사용하는 오피스텔의 경우에는 전용률이 60~70% 정도가 된다. 그러므로 똑같은 84㎡라고 하더라도, 아파트의 전용면적은 약 60㎡가 넘고, 오피스텔의 전용면적은 50㎡정도가 되는 것이다. 약 10㎡, 3평 정도의 차이가 난다. 방 하나 정도 차이가 난다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