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잡담

I decide to blog

Ken. 2007. 11. 2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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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의 화창하지는 않은 어느 겨울날 (어느덧 11월 26일) 나의 뻘짓거리가 시작되었다.
사실상 싸이월드라는 곳은 블로그와 개인 홈페이지의 경계선 언저리에서 움찔대던 수준이라서,
SK에게 돈이나 갖다 바치며 음악을 깔고 그런 짓이나 하고 있었다.
싸이월드에 대한 생각정리는 공감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니, 작게 적어서 볼 사람만 보도록 합시다.

 

1. 싸이월드의 생존방식인 일촌 Connection.

싸이월드의 일촌 시스템은 재미삼아 수많은 사람과 연결되는 효과를 가져왔고, 이를 통해 엄청난 양적 성장을 이끌었다. 모르는 사람을 알게 된다는 재미로 시작하게 되었던 싸이월드의 세계는 결국 사생활 보호 이슈로 '부분적 공개'라는 그룹핑이란 선택을 하면서 재미가 사라져 버렸다.'일촌'이 아닌 사람에게 차별성을 두기 시작하였다는 사실은 남의 인생을 들춰보는 관음증 수준에서 진화가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꺼는 비공개, 남의 거는 몰래 들춰보기. 못된 것들)

 

내가 보기엔 일촌이라는 방식이 결국은 지금 싸이월드의 침체기를 가져온 게 아닐까 싶다. 싸이월드에서의 자랑은 '내가 누구의 일촌'이고, 일촌평이 누구에게 남겨졌고, 이런 거잖아. 즉, 순수한 내 공간이 아닌, 남에게 보이는 내 공간이라는 말이다.
 
2. 싸이월드의 주수입원 뮤직
가수들이나 음원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정확히 '음악만큼'의 수입이 생기니까, 그분들의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볼 수 있겠다만, 홈피에는 10곡 밖에 올릴 수 없고, 이동이 불가능한 매체라는 사실은 좀 거슬리는 사항이 아닐 수가 없다. 하지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새로운 음악을 사고 또 사는 법이다.
거기다가 웃긴 사실은 싸이월드가 '판매하는' 음악만을 살 수 있다는 것도 안타까운 사실이다. 추억의 음악들이나, '이거!'하고 Feel 꽂히는 음악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이 좀 그렇다.

3. 안부시스템 방명록, 일촌평
그 사람에게 가서 방명록을 남겨주면 약간 의무적인 기분으로 상대방을 방문한다. 간신히 싸이월드가 연명하도록 만들어준 메커니즘이지만,하다 보면 은근히 중독되는 면도 있고, 허무해지는 것도 많다. 거기다 잊어버릴만하면 잠깐 등장해서 '나 이제 어떤 거 하니까 투표해 줘-' 이따위의 내용들.

 

결국은 친밀감이나 그런 게 아니라, 개인 홍보용이고, 나는 그 대상에 불과하구나. 그런 생각을 갖게 한다.

4. 사진 위주의 미니홈피
우선 싸이월드의 생존방식은 이른바 최근의 추세인 '다면적'인 멀티미디어기반의 분야가 아니라 지극히 시각적인 '사진'위주이다. 사진 업로드가 거의 무한대라는 사실이 매력적이지만, 결국 폐단은 사진에만 집중되어 있는 모습일 테지. PC통신 시절처럼 텍스트 기반의 체제가 아니기에, 사진은 아주 적절한 전환이다.

 

하지만 미니홈피의 구성 자체가 사진 중심으로 돌아가기에, 다른 멀티미디어(기본적인 텍스트는 좀 더 무시되는 경향이 더욱 강해지고)는 추가하기 힘든 면이 사실이다. 나도 거기에 많이 적응하긴 했지만, 난독증 같은 게 생기고야 말았다. 간결한 텍스트만 쫙쫙 읽어내리던 버릇이 한 몫한 거 같다.

뭐, 싸이월드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생각이 많긴 하지만, 지금 생각나는 것은 이게 전부.
나중에 또 기회가 된다면 싸이월드를 좀 씹어줘야지.  
 

고로, 싸이월드와 블로그 이 두 개를 완전히 분리시켜서, 그냥 그동안 모아뒀던 이런저런 공부와 관심사를 블로그에 개진해 봐야겠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들려서 마찬가지로 뻘짓거리에 도움을 주신다면 감사하시겠다.

최대한 정문(正文)을 사용하여 글을 써나갈 생각이다.
내 머릿속에 펼쳐져 있는 생각들을 서로 엮고, 묶어서 잘 정리해 보도록 해야겠다.

아무튼, 베로니카는 죽기로 결심했지만, 나는 블로그 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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