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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12. 바람과 용서의 언덕 페르돈, 12세기 성당 에우나테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의 사진에 등장하는 몇 가지 명소들이 있다. 초반 일정에 꼭 등장하는 명소가 바로 '페르돈 언덕'이다. 이 페르돈 언덕을 넘으며 가기 위해, 이 날은 좀 많이 걸었다. 구글에 검색하면 거리가 이렇게 나오지만, 사실 페르돈 언덕을 넘어서 우테르가(Uterga)까지는 직선거리에 있다. 그래서 시간은 조금 더 짧은 편이다.새로 정비를 하고 떠난 팜플로나2008년 6월 27일, 평소 같았으면 새벽 여섯 시 무렵에 이미 준비하고 출발했겠지만, 이 날은 좀 준비할 것들이 많았다. 캐나다로 돌아가는 친구를 배웅하면서 신발도 새로 사야 했다. 그래서 여덟 시가 되어서야 느긋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독일에서 온 스테판과, 프랑스에서 온 마쥬는 며칠 같이 걸으며 친해진 친구들이다. 그러나 이 날을 마..

인생잡담 2024.06.09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11. 대도시 팜플로나(Pamplona)에 도착!

2008년 6월 26일 셋째 날의 순례길은 정말 짧게 움직였다. 짐을 좀 줄이기 위해 마드리드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짐을 보내려고 하기도 했고, 신발도 문제가 슬슬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도시였던 팜플로나에 머물기로 했다. 라라소아냐에서 팜플로나까지 라라소아냐에서 팜플로나까지는 약 15km 정도, 며칠 걸은 거리에 비하면 정말 짧은 거리다. 똑같이 새벽 6시 무렵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출발했기 때문에 오전에 걷는 일정이 모두 끝이 날 정도다. 전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친해진 캐나다 친구와 함께 걷기 시작하다 보니 아트라비아(Atrabia)라는 동네에 도착했다. 라라소아냐에서는 약 2시간가량 떨어진 곳이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팜플로나'에 포함되는 것 같지만, 도심 한복판에서는 거리가 조금..

인생잡담 2024.06.09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10. 사람을 만난 둘째 날의 순례길

2008년 6월 25일 순례길 이틀째에 접어드는 날. 오늘은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에서 라라소아냐(Larrasoaña)까지 약 26.4km다. 쉬어가는 느낌의 둘째 날, 거의 하루 종일 평탄한 내리막길2008년 6월 24일의 일기를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산길을 약 10시간 가까이 걸어서 다음 도시에 도착하는 순간에는 그저 감격과 희열뿐이다. 가방에도 무거운 게 너무 많다. 나는 그저 나에게 주어진 무게려니 하고 걸었지만, 정말 장난이 아니다. 모레쯤 도착하는 동네에서 짐을 좀 부치려고 생각 중이다. 수많은 길의 이정표와 사람들을 정말 많이도 만난다. 온통 땀에 절은 옷들과 벌겋게 익은 살도 뜨겁다. 내일은 어떠려나 걱정도 되지만, 내일은 또 내일대로 즐겨야겠다. 오늘 만난 독일인, 폴..

인생잡담 2024.06.09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9. 첫 날, 피레네 산맥을 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시작하는 첫날은 제일 힘든 날이다. 몸이 아직 덜 풀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도 코스가 좀 힘들기 때문이다.산티아고 순례길 첫 날 아침 식사 - 따뜻한 음료와 빵 몇 조각2008년 6월 24일, 산티아고 순례길에 드디어 들어서는 날이었다. 새벽 6시가 좀 넘어가자, 알베르게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어나서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나는 사람들이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깨어났다. 어둑한 새벽이다보니 가방도 잘 보이지 않았다. 다들 일어난 거 같아서 '불을 켜도 되겠냐'라고 물었더니 모두 오케이를 했다. 불을 켜고 나는 깜짝 놀랐다. 같은 방에 배정 받았던 한 여성 순례객이 속옷만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방에서 놀란 건 나 밖에 없었다. 그 여성을 비롯해서 모두가 아무 의식 없..

인생잡담 2024.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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