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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5 3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20. 노숙 아닌 노숙? 산 안톤의 폐성당에서 잠을 청하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더 많은 시간을 쉬자, 몸은 훨씬 가벼워졌다. 그래서 이 날은 아예 걷는 데에만 집중해서 계속해서 걸었다. 새벽부터 저녁 5시까지, 잠깐 밥을 먹는 시간만 빼고 계속 걸었던 것 같다. 2008년 7월 5일, 이 날은 폐성당에서 잠을 청하게 되었다. 메세타 고원을 지나는 고행이 지역부터는 대부분 메세타라고 불리는 지역이다.대단하게 높이 올라가진 않지만, 올라가서 한참을 걷다 내려오고, 또다시 올라가는 형태다. 체력소모가 상당히 심한 구간이 되기 때문에, 해가 뜨거워지기 전에 걷는 게 좋다. 그리고 아침식사를 좀 든든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아침식사(Desayuno)라고 써있는 식당에 가면 이런 아침식사를 판매했다. 샌드위치(Bocadillo)와 또르띠야(Tortilla), 음료 등을 포..

카테고리 없음 2024.06.25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19. 부르고스(Burgos)까지 향한 날

산티아고 순례길이 언제나 순탄하지는 않다. 2008년 7월 4일 컨디션이 너무 떨어졌던 이 날, 나는 버스를 탔다. 산 후안 데 오르테가(San Juan de Ortega)까지산신령의 알베르게 같은 곳에서 비스킷과 우유로 아침식사를 마치고서 또 걷기 시작했다. 이번 코스에서는 끝없이 펼쳐지는 사막이 아닌, 숲 길이 있었다. 숲 길이라는 말은 결국 '산'이라는 뜻이다. 산 길처럼 계속 오르는 언덕은 아니지만, 조금씩 언덕으로 되어 있어서 어느새 높은 곳까지 올라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이름을 알 수 없는 표지석들이 때때로 나타나는데, 사람들이 돌을 쌓아두기도 하고 저마다의 표식을 하고 가기도 한다.  순례길을 따라 마을이 조성된 경우도 있다 보니, 현대에 만들어진 도로들은 이 순례길 주변에 조성된 경..

인생잡담 2024.06.25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18. 산신령 할아버지를 만난 날 - 사설 알베르게, 일반적인 알베르게 요금제도

2008년 7월 3일, 그라뇽(Grañon)에서의 아침을 맞이했다. 간밤에 이야기를 하다 친해진 사람들과 이별을 하며, 명함을 주고받기도 했다. 여행이 끝나서 자기네 동네로 오면 꼭 연락하라면서 출발을 했다.  그라뇽에서 에스피노사 델 까미노까지그라뇽에서 너무 즐거운 밤을 보내다 보니 감동을 하며 다음 날 길을 시작했다.마음이 즐겁다고 해서 길이 다 즐거운 것은 아니다. 그늘 없는 사막이나 다름 없는 길을 끝없이 걸어가게 되어있고, 누적된 피로가 조금씩 나를 흔들기 시작한다. 발에 물집이 잡히기도 하고, 물집을 터뜨리면 얼얼해서 걷기 어려울 때도 있다. 이쯤에서 내가 깨달았던 사실은, 자기 발에 적당한 텐션이 있다는 것이었다. 열심히 걸어보겠다고 신발끈을 꽉 죄어버리면, 오히려 발 근육의 자연스러운 움직..

인생잡담 2024.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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