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이 언제나 순탄하지는 않다. 2008년 7월 4일 컨디션이 너무 떨어졌던 이 날, 나는 버스를 탔다. 산 후안 데 오르테가(San Juan de Ortega)까지산신령의 알베르게 같은 곳에서 비스킷과 우유로 아침식사를 마치고서 또 걷기 시작했다. 이번 코스에서는 끝없이 펼쳐지는 사막이 아닌, 숲 길이 있었다. 숲 길이라는 말은 결국 '산'이라는 뜻이다. 산 길처럼 계속 오르는 언덕은 아니지만, 조금씩 언덕으로 되어 있어서 어느새 높은 곳까지 올라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이름을 알 수 없는 표지석들이 때때로 나타나는데, 사람들이 돌을 쌓아두기도 하고 저마다의 표식을 하고 가기도 한다. 순례길을 따라 마을이 조성된 경우도 있다 보니, 현대에 만들어진 도로들은 이 순례길 주변에 조성된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