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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10. 사람을 만난 둘째 날의 순례길

2008년 6월 25일 순례길 이틀째에 접어드는 날. 오늘은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에서 라라소아냐(Larrasoaña)까지 약 26.4km다. 쉬어가는 느낌의 둘째 날, 거의 하루 종일 평탄한 내리막길2008년 6월 24일의 일기를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산길을 약 10시간 가까이 걸어서 다음 도시에 도착하는 순간에는 그저 감격과 희열뿐이다. 가방에도 무거운 게 너무 많다. 나는 그저 나에게 주어진 무게려니 하고 걸었지만, 정말 장난이 아니다. 모레쯤 도착하는 동네에서 짐을 좀 부치려고 생각 중이다. 수많은 길의 이정표와 사람들을 정말 많이도 만난다. 온통 땀에 절은 옷들과 벌겋게 익은 살도 뜨겁다. 내일은 어떠려나 걱정도 되지만, 내일은 또 내일대로 즐겨야겠다. 오늘 만난 독일인, 폴..

인생잡담 2024.06.09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9. 첫 날, 피레네 산맥을 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시작하는 첫날은 제일 힘든 날이다. 몸이 아직 덜 풀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도 코스가 좀 힘들기 때문이다.산티아고 순례길 첫 날 아침 식사 - 따뜻한 음료와 빵 몇 조각2008년 6월 24일, 산티아고 순례길에 드디어 들어서는 날이었다. 새벽 6시가 좀 넘어가자, 알베르게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어나서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나는 사람들이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깨어났다. 어둑한 새벽이다보니 가방도 잘 보이지 않았다. 다들 일어난 거 같아서 '불을 켜도 되겠냐'라고 물었더니 모두 오케이를 했다. 불을 켜고 나는 깜짝 놀랐다. 같은 방에 배정 받았던 한 여성 순례객이 속옷만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방에서 놀란 건 나 밖에 없었다. 그 여성을 비롯해서 모두가 아무 의식 없..

인생잡담 2024.06.09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8. 순례자 사무실과 첫 숙소

2008년 6월 25일 오후 조금 늦게, 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 길의 출발점인 '생쟝드삐에드뽀흐'에 도착했다. 순례자들이 모이는 도시기 때문에, 기차에서도 백팩을 맨 사람들이면 대부분 순례자들이다. 그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대충 걸어가다보면 얼떨결에 도착하게 된다. 바로 '순례자 사무소'다. 순례자 사무소 - 39 Rue de la Citadelle 지금이야 구글 지도를 켜고 저 주소를 쳐서 따라가면 되지만, 2008년만 하더라도 스마트폰이 갓 나올까 말까 하던 시점. 저곳에 가면 '순례자 기록증'이라 할 수 있는 크레덴시알(Credencial)을 발급받을 수 있다. 그냥 도톰한 종이로 되어 있는 것인데 여기에 아래처럼 도장을 받고 다닌다. 알베르게(Albergue)라 부르는 숙소에 도착하면 입실..

인생잡담 2024.06.07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7. 순례길에 대한 기초정보

이제부터 연재될 글은 산티아고 순례길 중에서도 '프랑스 길'이라 불리는 800km가량을 걸었던 기록이다. 2008년 기록이라 새로운 정보는 없겠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불씨가 꺼지지 않게 하는 게 목적이라 할 수 있겠다. 본격적인 장정을 기록하기 앞서,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기초정보를 정리해본다. 1. 산티아고 순례길이란?산티아고라는 말은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성 야고보(성 야곱 - Saint Jacob, Sant-iago)를 지칭하는 말이다. 그래서 천주교/스페인어권 국가들에서 사람의 이름이나 지명으로 많이 사용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바로 성 야고보가 묻혀있는, '산티아고 데 꼼포스뗄라(Santiago de Compostela)'라는 도시에 도달하는 길을 말한다. 스페인에서..

인생잡담 2024.06.07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6. 영국에서의 마지막 일정, 산티아고 시작!

산티아고 순례길에 가겠다고 여행을 시작했던 2008년 6월, 나는 영국 런던에서 약 4-5일 정도를 보내고서 프랑스로 떠났다. 2008년 6월의 마지막 영국 사진들을 정리해 봤다.잊을 수 없는 영국의 펍 2008년이나 지금이나 영국의 펍을 다녀오고 나면, 잊을 수가 없는 공간이다. 사람들이 낮이나 저녁이나 모여들어 맥주를 한 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간단히 식사도 하는 공간이라 영국을 대표하는 공간이다. 영국 배경의 영화에서 펍이 빠질 수가 없다. 내가 영국의 펍을 잊을 수 없는 건 바로 저 기네스 맥주 때문이다. 저 날 나는 맥주를 한 잔 시켰고, 바텐더는 맥주를 따르기 시작했다. 기네스로 천천히 컵을 채우던 중, 거품이 밀려나며 잔이 꽉 차게 되는 순간이 왔다. 나는 다 따랐겠거니 싶어서 ..

인생잡담 2024.06.05

볼 만한 전시 - SUPERFLEX (2024. 6. 4 ~ 7. 28), 서울 국제 갤러리

서울 삼청동의 국제갤러리에서 전시가 시작된 SUPERFLEX, 2024년 6월 4일부터 7월 28일까지 진행된다. 날씨도 좋고, 이 동네 산책을 하며 들려봐도 좋을만한 전시다. SUPERFLEX 수퍼플렉스?덴마크 출신의 3인조 작가그룹인 슈퍼플렉스는 2019년 부산 국제 갤러리에서의 전시 이후 5년 만에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수퍼플렉스는 1993년 야콥 펭거(Jakob Fenger),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Bjornstjerne Chiristiansen), 라스무스 닐슨(Rasmus Rosengren Nielsen)이 설립한 3인조 컬렉티브 그룹이다. 솔직히 컬렉티브 그룹이라는 말 자체도 난해하지만, 같은 지향점을 둔 예술가 집단이라고 생각하면 편하겠다. 컬렉티브라는 말 자체가 '집단지성'을 의미..

예술에 대해서 2024.06.05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5. 2008년 6월 20일 - 영국과 영화

*이 글은 2008년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 당시 작성한 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이다. 당시 사진들을 묵혀두는 게 좀 아까워서. 이 날은 금요일이었다. 런던에 근무하고 있던 지인과 저녁식사를 같이하기로 하여 나는 아침부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그래서 낮에는 드라마나 영화로만 보았던 런던의 모습들을 따라다녀봤다.영국 왕실의 상징 - 버킹엄 궁전영화나 뉴스에 항상 나오던 그 곳, 버킹엄 궁전이다. 영국사람들끼리는 '벅 팰리스'라고도 부르는데, 약간 '까는 칭호'다. 근데 외국인이 그렇게 부르면 '네가 감히?'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특히 나이 많으신 어른들이 보통 그러는 편이다. 버킹엄 궁의 광경은 사실 생각보다 평범했다. 워낙 뉴스와 영화 등을 통해 많이 봤던 곳이기 때문. 저기 2층 창문을 통해 항상..

인생잡담 2024.06.05

한국 불교와 예술 - 관경십육관변상도

불교의 예술 중에는 '불화'라고 불리는 분야가 있다. 불화는 일반 예술품처럼 그림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은 아니고, 그림에 남겨진 스토리가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다음은 관경십육관변상도라는 작품에 대한 해설이다. 관경십육관변상도라는 그림은 같은 이름으로 여러 버전이 존재하고 있다.관련기사 -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86477 14. 작자미상, ‘관경16관변상도’ - 불교언론 법보신문“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중국 정토교의 대성자 선도‘관무량수경’에 감동 느끼고도작에게 염불왕생법 받아말법시대서 생사 벗어나는 데정토문이 가장 빠르다고 확신신www.beopbo.com 관경십육관변상도란 어떤 그림일까?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불교 경전..

예술에 대해서 202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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